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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루쉰의 유물이다 - 주안전

파람북

차오리화 (지은이), 김민정 (옮긴이)

202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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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근대 중국의 대문호 루쉰의 유일한 부인
주안의 가리운 삶

평생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방치된
전근대적 구식 여자 주안의 일생

중국의 대문호 루쉰의 그늘 속에 방치됐던 본처 주안의 비통하고 적막한 삶,
언급조차 금기시되었던 주안의 위험하고도 유일한 평전!


『나도 루쉰의 유물이다 - 주안전』은 근대 중국의 대문호 루쉰의 본처 주안(朱安)에 관한 전면적이고도 유일한 평전이다. 루쉰기념관 연구원인 저자 차오리화는 평생 루쉰의 그늘에 가려져 이름 두 자 정도나 세상에 알려진 채 그마저도 언급조차 금기시되었던 주안의 내밀한 삶 그리고 그녀의 쓸쓸한 결혼생활을 시종 담담하면서도 세세하게 이야기한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손수 그린 배치도, 아직 발표된 적 없는 희귀자료인 주안의 편지와 사진 등을 수록하고 있어 현장감과 몰입도를 높여준다.
주안은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문맹에 청나라의 악습인 전족을 풀지 않고 평생 종종걸음으로 살다가 죽은 여성이다. 근대 중국의 대문호 루쉰은 그런 구시대의 잔재인 주안과 결혼을 마지못해 했지만, 말 그대로 식만 올렸을 뿐 첫날밤부터 따로 자며 주안을 평생 냉대했다. 전근대적 여성인 주안은 언젠가는 남편의 품에 안기기를 고대했지만, 그녀가 해야 할 일은 시어머니를 봉양하며 명분뿐인 집주인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루쉰이 집을 나가 내연녀와 살림을 차리고 자식을 낳아 기르는 동안 주안은 낯선 땅 베이징에서 시어머니와 함께 집을 지키다 루쉰의 부고를 접해야 했다.
『나도 루쉰의 유물이다 - 주안전』은 그런 주안의 쓸쓸한 삶을 담담하게 하나하나 써 내려간다. 근대 중국을 개창한 인물 중 하나인 루쉰의 이면에는 이런 주안의 고통스러운 결혼생활이 자리하고 있다. 전근대를 깨고 새로운 근대를 열고자 했던 루쉰의 이런 이율배반적인 삶에서 그간 주안은 고작 이름 두 자만 남긴 채 무시되어 왔다. 이 책은 주안에 삶을 통해 루쉰 연구의 새로운 기원을 열 것이다.
첸중수(钱锺书)의 부인이자 저명한 현대 작가, 번역가, 외국문학 연구자인 양장(杨绛) 선생이 저자 차오리화에게 보낸 친필 서신은 이 책의 위상을 말해주고 있다.

“《나도 루쉰의 유물이다 - 주안전》을 읽다가 또 주안의 마지막 그 처절한 외침이 정말 심금을 울렸습니다. 흔히 “전족 한 쌍에 눈물 두 동이”라 말하지만, 그녀는 이 때문에 아무도 소중히 여기지 않는 ‘폐물’이 되었군요! 이 책은 분명 꾸준히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될 것입니다. 제가 보증하지요.”

“나도 루쉰의 유물이라네!
나도 좀 보존해주게나!”


주안은 루쉰이 정식으로 결혼한 유일한 여자였으나 애초의 루쉰과 주안의 결혼은 루쉰이 그토록 싫어했던 구체제 낡은 관습과의 타협일 뿐이었다. 루쉰 본인은 근대의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었지만, 그의 가족, 특히 어머니는 여전히 청말의 낡은 관습에서 발끝 하나 나아가지 못한 전형적인 전근대인이었다. 그런 어머니의 뜻을 거역할 수 없었던 루쉰은 오래전부터 혼담이 오가다 루쉰 때문에 혼기를 놓친 주 씨 집안의 딸 주안과 결혼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다. 주 씨 집안의 어른들이 주안에게 했던 “살아서는 저우 씨 집안 사람으로 살고, 죽어서는 저우 씨 집안 귀신이 되거라”라는 말에 주안은 루쉰과 혼인식을 올렸지만, “어머니의 선물”을 차마 거부할 수 없었던 루쉰은 첫날밤부터 주안을 품에 안지 않고 주안을 명목상의 부인으로만 여겼다.
주안은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루쉰을 따라 고향 샤오싱을 떠나 북쪽의 낯선 베이징으로 이주까지 했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내연녀 쉬광핑과 함께 떠나는 루쉰을 차디찬 뒷모습이었다. 주안은 본부인이자 며느리로서 베이징에 남겨진 시어머니를 봉양하며 적막하기 그지없는 베이징의 삶을 이어 나갔다. 그런 와중에 루쉰이 죽고 일본군의 점령하에서 폭등하는 물가 때문에 곤궁한 삶을 이어 가면서도 주안은 끝내 루쉰의 본부인 자리를 지켰다. 생활고에 잠시 루쉰의 장서를 매각하려고도 했으나 루쉰 지인들의 만류에 그마저도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때 주안이 했던 “자네들은 항상 루쉰의 유품은 보존해야 한다, 보존해야 한다 말하는데, 나도 루쉰의 유품(유물)이라네! 나도 좀 보존해주게나!”라는 말에는 평생 주안 자신이 쌓아왔던 울분이 단 한 번 터져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몇 년 못 가 주안 또한 쓸쓸한 삶을 낯선 베이징에서 마감하고 만다.
저자 차오리화는 이런 주안의 삶을 안쓰러운 시선으로 써 내려간다. 주안의 삶은 단지 남편의 버림받은 한 여자의 삶이 아니다. 주안은 당시 관습대로 문맹에 전족을 한 구식 여자였다. 결혼 또한 양가 간에 진행된 혼담의 결과일 뿐 사랑의 결실 또한 아니었다. 결혼 이후의 삶도 그저 집에 없는 남편을 기다리며 시어머니를 봉양하는 며느리로서의 삶이었다. 말하자면, 근대 중국에 알박기된 채 낡아빠진 관습으로만 여겨진 전근대 여성의 삶을 상징하는 사람이 바로 주안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녀를 대문호 루쉰의 아내로조차 여기지 않았다. 대문호에게 어쩌다 얹힌 흠결로만 여겨져 존재 언급조차 금기시되는 그런 존재였다. 루쉰이라는 거대한 두 글자에 가리운 주안이라는 이름 두 글자는 이제 루쉰 연구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장을 여는 첫 시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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